사랑은 설레고 두근거리고, 특히 첫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강렬한 사랑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에베레스트도 깎이고, 평생 돌산 같이 무덤덤히 계시던던 아버지께서도 쉽게 눈물을 보이시는 날이 온다.
사랑도, 처음에는 설레고 두근거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언가 처음의 그 감정이 놀랍게도 없어지는것을 알 수 있다.
이 전에 리뷰했던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그 처음의 풋풋함을 간직하고 싶어서 그 순간을 박제해둔 사람이라면,
이 커플은 세월의 흐름을 받아 점점 풋풋 보다는 퍽퍽 해져가는 사람들이다.
이 둘은 처음부터 국수가락 양 끝에 간신히 서있는 사람들처럼 아슬아슬했다.
평범한 대화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피곤하다. 그 가운데 서서 이들이 부러지지 않게 해주는 것은 그들의 자식이였다.
여기까진 평범한 권태기 부부였다.
그들은 첫눈에 반했다. 흔들흔들 거리는 카메라와 슥 나가는 초점들의 풋풋함 속에서 말그대로 두근거림을 만들어냈다.
흔한 작업멘트도 꿀떨어지는 눈속에서는 달콤한 말로 숙 들어와버렸다.
정말 그들은 사랑했다. 덜 사랑해서 지금 괴로운것이 아니였다. 서로를 잘 모르면서도 다 알것같은 느낌.
그리고 사랑의 풋풋함과 두근거림, 헌신,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렇게 갈라지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뭐, 사는게 다 그런거지 라고 말하는것처럼
뭐, 사랑이 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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