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다 재미없다 아동용이다 라는 말이 계속 나와도, 왠지 나는 영화를 예매할 때 마다,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이런 것들이 자꾸 끌린다.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터미네이터를 버리고 인사이드 아웃을 보러갔다.

한 사람의 성격이 머리 속에 존재하고 기억의 구슬들이 계속해서 머리속에 쌓여간다. 그 구슬들의 동글동글한 느낌과 매끈매끈한 느낌들이 왠지모르게 계속 머리속에 남는다.


(출처-http://www.etobang.com/bbs/board.php?bo_table=movie&wr_id=74890)


기쁨 슬픔 분노 투덜이 소심이 이렇게 개성있는 성격들이 캐릭터로 잘 살아서 나온다. 조이 (기쁨)같은 경우는 옷도 표정도 발랄 그자체, 슬픔이는 시종일관 도톰한 니트를 입고있다.


나머지 성격들도 색깔만 봐도, 생김새만 봐도, 옷차림만 봐도 어떤 성격인지 딱 알 수 있게 나왔다. 

그 기쁨(조이)라는 파란머리 눈 동글이가 아이를 행복하게 하기위해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과정이 인상깊었다.

만일 디즈니였다면, 행복행복행복행복해애애애애!!! 이랬을것 같은데, 디즈니 위의 픽사여서 그런지, 다른 감정들이 섬세하게 느껴지는것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슬픔과 기쁨이 메인 시스템에서 나오게되어서 나머지 세개가 주인공 여자아이를 컨트롤 하게 되는데, 

주인공 여자아이를 구성하는 성격구슬들이 다 없어지고 난리가 난다.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기억상실증에걸린 사회부적응 자폐아로 될 수 있겠다는 어른의 걱정이 마구 일어났다. 

(우리의 주인공 라일리)

그런데 생각보다, 라일리는 정상이였다. 보면 볼수록, 우리가 커가면서 모두 겪었던 일들을 라일리는 자연스럽게 겪고있는 것이였다. 환경의 변화 그에따른 감정의 변화와 성격의 변화, 아기처럼 마냥 웃고 엉뚱하지 않고, 사춘기에 점점 접어들면서 이유모를 분노와 어쩔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는 11살의 여자아이.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변하니까. 저기 지구 내핵 근처까지 땅을 파서 죽을 때 까지 평생 혼자 살지 않는 이상, 변화는 찾아온다. 작게는 밥먹는 메뉴도 바뀌고, 매일 쓰는 숟가락 젓가락 속옷도 바뀐다. 크게는 내가 사는곳 다니는 학교 직장도 변화한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도 떠나고 찾아오고를 반복한다. 사람은 그렇게 '나'를 '나'답게 만든다.


라일리도 라일리를 11세 소녀같이 만드는 여러 가치관들안에서 살아왔다. 1년도 채 안되서 그 가치관의 섬들은 모조리 무너지고 수많은 다른 섬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마냥 기쁜것이 좋은것은 아니고 슬프고 화나고 이상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이제 당연하게 여겨지게 될 것이다. 


디즈니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픽사니까, 아이들이 보는 영화에 '아이야, 너는 변하게 된단다. 그건 당연한거야, 화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할거야. 친했던 친구들이 떠나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인생을 가득 채우기도 한단다' 라고 상냥하게 말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보는 모든 아이가 아닌 사람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이 변해왔는 시간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영화다.

그래서 좋다.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8.7
감독
피트 닥터
출연
다이안 레인, 에이미 포엘러, 카일 맥라클란, 민디 캘링, 빌 하더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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