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왓챠에 들어가서 영화들을 살펴보니

다수의 영화들이 계약 만료가 되어가고 있었다.

뉴스를 보니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00805055700005?input=1195m

 

국내 OTT 플랫폼 (왓챠, 티빙, 웨이브) 와 수입배급사협회의 이해관계가 어긋나서

계약이 어긋난 것 같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입 배급사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특히 독립/예술영화를 수입,배급하는 많은 수배사들이 눈물을 흘린 한 해였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아무래도 국내 영화 배급의 수입 구조는 상당부분 극장 매출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고,

건당 결제되는 VOD 시스템이 아닌 OTT 플랫폼을 통한 수익은 비율이 굉장히 작을 것이다.

현재 플랫폼들과 수입,배급사들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결국 OTT플랫폼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왓차를 살펴보니

 

영화사 진진, CGV 아트하우스. 리틀빅픽쳐스, 더쿱 등등... 

 

국내의 어느정도 규모 있는 수입 배급사들은 모두 작품을 빼는 것 같다.

체감상 한국 영화들이 더 많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CGV아트하우스나 리틀빅픽쳐스 같이 큰 회사들도 함께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힘겨루기를 하나보다......

 

현재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극장' 에서' OTT플랫폼/VOD' 로 명확히 넘어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렇게 발을 뺀다는 것은 정말 위험할 수도 있지만, 경영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까

 

개인적인 견해에선, 왓챠의 타격이 클 것같다.

티빙은 CJ계열 플랫폼이기 때문에,  CJ 계열 방송사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고

웨이브 또한 영화 보다는 방송쪽에 치중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엄청난 타격까지는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왓챠는 위의 두 플랫폼보다 영화쪽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왓챠의 장점 중의 하나가 다양한 독립/예술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였는데, 그 장점이 많이 약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산주의처럼 플랫폼도 합치고 모든 영화사들이 영화를 계약하게 했으면 좋겠지만,

OTT플랫폼들은 절대 합쳐지지 않을 것이고

수입 배급사들도 그 시장의 가능성을 알기 때문에 수익 쉐어 쪽에서 쉽사리 의견을 굽히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면 수배사들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형성한다거나

넷플릭스같은 해외 자본 OTT플랫폼에 더 나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이다

 

국내 플랫폼들은 다양한 국내작품 라이브러리 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들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 + 다양한 라이브러리' 의 두가지 토끼를 잡게된다면

그냥 어정쩡한 플랫폼으로 남아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수입, 배급사들에게 좀더 많은 이익을 쉐어하는 쪽으로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코로나19사태를 버틸 수 있는 국내 영화사들도 조금은 늘어 날 것이고

나도 좀 더 다양한 국내외 예술/독립영화들을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기(Maggie,2018)  (0) 2020.10.25
데어윌비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0) 2016.07.04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0) 2015.07.12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0) 2015.06.29
파수꾼( Bleak Night, 2010)  (0) 2015.06.07

개봉한지 1년이 되어가는 메기

작년에 크게 주목받았던 영화 중에 한편이었다.

트렌디한 포스터 + 굿즈 + 캐스팅으로 계속 보고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보게되었다.

포스터 정말 멋지다
이 티저포스터도 좋아한다

 

포스터 디자인은 "빛나는" 에서 진행되었다.

비슷한 시기 흥했던 영화 "벌새" , "윤희에게"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인  "파란만장" 과 "려행" 등등 다수의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의 포스터 작업을 진행한 곳 이다. 

 

 

"빛나는" 의 작업들 

 

빛나는의 홈페이지 주소이다. 들어가면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쭉 볼 수 있다.

출처: bitnaneun.com/projects

 

Bitnaneun

a graphic design studio based in Seoul, 영화 포스터 디자인 스튜디오 빛나는

bitnaneun.com

 

 

 


 

메기의 출연진들은 다음과 같다.

 

 

독립영화계의 슈퍼스타 이주영 배우와 구교환 배우의 합을 볼 수 있는 영화다.

호화(?)캐스팅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특히 이주영 배우는 이후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 에도 출연 해 탄탄한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때 '야구소녀'도 보고싶었는데, 아직도 못 보고 있다. 찾아보니 올해 6월 18일에 개봉했더라...

 

 


 

“사람들은 왜 서로를 의심할까요?”

이 곳은 마리아 사랑병원. 오늘은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 한 장으로 병원이 발칵 뒤집혔어요!
 세상에! 저를 가장 좋아하는 간호사 윤영 씨는 소문의 주인공이 자신과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과연 윤영 씨는 이 의심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메기입니다.

 

 


 

 

티저 예고편/메인 예고편, 시놉시스들을 읽어도, 이 영화가 "어떤 부류"의 영화인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의심'과 '믿음'이 이 영화의 주된 주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이렇게 한 줄로 표현하기에는 좀 더 톡톡 튀고 살아있는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믿음이나 의심에 대한 거창한 대사들에 반해 담백하게 움직이는 인물들이였다.

큰 줄기에서의 기승전결은 찾기 어렵지만, 너무 산발적으로 구성되지 않은 잘 짜여진 영화라는 느낌도 들었다.

피상적인 설명만 계속 되는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 줄거리의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큰 사건들과 그 인과관계들이 촘촘히 짜여서 진행이 되지만, 무언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강처럼 흘러

가는 느낌이다.

 

가장 좋아하는 스틸컷이다.

영화 '메기'의 예고편 문구중에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 

이 있다.

이 문구가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 줄이라 생각한다.

 

화면 구성과 미술이 가장 눈에 띄었고

이야기의 짜임도 엉뚱하지만 이상하지 않았다. 

이런 요소들이 정말 잘 짜여서 이 영화만의 느낌을 살려 준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나니 한번 픽 웃음이 난다.

 

 

 


There will be blood




폴 토마슨 앤더슨의 작품, 데어윌비블러드. 

내 마음속 제 2의 박찬욱을 맞이했다.


아마 중학생 때였을거다. 교복을 입은 나는 가상의 세계가 좋았다. 책에 빠져들고, 영화에 빠져들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머리가 점점 커진 난 '명작'이라는 타이틀에 마음이 흔들렸다.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들을 지레 짐작하며 우월감에 '명작'시리즈들을 정복한 시기. 그리고 그 때 다가온게 '올드 보이' 였다.


난 그 때 올드보이를 보고 울었다. 이해는 하고 울었을까?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는 나이였다.

우습게 몇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대학에 들어오고 다시 잰 체 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박찬욱, 박찬욱, 그에게 빠져들었다. 공동경비구역, 친절한 금자씨, 복수는 나의것, 박쥐, 스토커, 올드보이, 그의 단편 영화들... 그냥 그의 느낌이 좋았다.


박찬욱을 지나 김기덕, 홍상수... 그들의 화법에 반했었다. 물론, 지금도


불과 몇달 전에, 심지어 수업시간에 나의 자의가 아닌 철저한 타의에 의해, 펀치 드렁크 러브를 봤다.

이번엔 그렁그렁 맺히기만 하고, 흐르지는 않았다. 놀라웠다. 그는 내가 원하던 화법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아직도 그의 느낌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내가 그의 영화들을 모두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좋다. 젠체하는 지식인이 되고싶어서도 아니고, 대가리만 빵빵한 고등학생 감성도 아니다. 그냥 마음이 좋댄다.




미쳤다


그의 영화는 미쳤다. 천재여서 미쳤고 정말 모르겠어서 미쳤다.

There will be blood,

정말 그곳에는 피가 있다.


아슬아슬하다, 주인공은 젠틀하고 완벽해보이지만 왠지 불안하다. 주변 관계도 툭치면 사라질것 같이 약하다. 처음 본 혈육을 덥석 믿을만큼, 세상에 홀로서서 사는중에 외롭고 예민하다. 기름하고 똑같다, 파고 파고 파다가 어느순간 터지면, 막을 수 없다. 피, 광기, 돈, 모두 나오는 순간 엄청나게 쏟아진다. 

미친자들이 미친자들과 미친짓. 멀쩡한 사람은 장애인이 되고, 사라진다. 





나름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심장이 쿵쿵 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다빈치와 피카소를 바라보는 심정일까

대단하다 멋지다 미친것같다 이런 탄성들의 끝자락에 달려오는 '나는?' 의 의문

나는 할수 있나? 나는? 

타오르는 열정에 맞불을 놓는다. 열정은 빠르게 타버리고 마음은 식어버린다.

너무 멋지고 대단해서 좌절감과 박탈감이 느껴진다.

박찬욱이 그랬고 김기덕 홍상수 그리고 폴 토마스 앤더슨이 그렇다


그래도 그들은 너무 멋지다. 멋지고 멋지고 멋져서, 계속해서 보고싶다. 보고 또 봐도, 너무 좋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왓챠 VS 수입배급사협회 !?  (0) 2020.10.25
메기(Maggie,2018)  (0) 2020.10.25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0) 2015.07.12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0) 2015.06.29
파수꾼( Bleak Night, 2010)  (0) 2015.06.07

유치하다 재미없다 아동용이다 라는 말이 계속 나와도, 왠지 나는 영화를 예매할 때 마다,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이런 것들이 자꾸 끌린다.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터미네이터를 버리고 인사이드 아웃을 보러갔다.

한 사람의 성격이 머리 속에 존재하고 기억의 구슬들이 계속해서 머리속에 쌓여간다. 그 구슬들의 동글동글한 느낌과 매끈매끈한 느낌들이 왠지모르게 계속 머리속에 남는다.


(출처-http://www.etobang.com/bbs/board.php?bo_table=movie&wr_id=74890)


기쁨 슬픔 분노 투덜이 소심이 이렇게 개성있는 성격들이 캐릭터로 잘 살아서 나온다. 조이 (기쁨)같은 경우는 옷도 표정도 발랄 그자체, 슬픔이는 시종일관 도톰한 니트를 입고있다.


나머지 성격들도 색깔만 봐도, 생김새만 봐도, 옷차림만 봐도 어떤 성격인지 딱 알 수 있게 나왔다. 

그 기쁨(조이)라는 파란머리 눈 동글이가 아이를 행복하게 하기위해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과정이 인상깊었다.

만일 디즈니였다면, 행복행복행복행복해애애애애!!! 이랬을것 같은데, 디즈니 위의 픽사여서 그런지, 다른 감정들이 섬세하게 느껴지는것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슬픔과 기쁨이 메인 시스템에서 나오게되어서 나머지 세개가 주인공 여자아이를 컨트롤 하게 되는데, 

주인공 여자아이를 구성하는 성격구슬들이 다 없어지고 난리가 난다.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기억상실증에걸린 사회부적응 자폐아로 될 수 있겠다는 어른의 걱정이 마구 일어났다. 

(우리의 주인공 라일리)

그런데 생각보다, 라일리는 정상이였다. 보면 볼수록, 우리가 커가면서 모두 겪었던 일들을 라일리는 자연스럽게 겪고있는 것이였다. 환경의 변화 그에따른 감정의 변화와 성격의 변화, 아기처럼 마냥 웃고 엉뚱하지 않고, 사춘기에 점점 접어들면서 이유모를 분노와 어쩔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는 11살의 여자아이.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변하니까. 저기 지구 내핵 근처까지 땅을 파서 죽을 때 까지 평생 혼자 살지 않는 이상, 변화는 찾아온다. 작게는 밥먹는 메뉴도 바뀌고, 매일 쓰는 숟가락 젓가락 속옷도 바뀐다. 크게는 내가 사는곳 다니는 학교 직장도 변화한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도 떠나고 찾아오고를 반복한다. 사람은 그렇게 '나'를 '나'답게 만든다.


라일리도 라일리를 11세 소녀같이 만드는 여러 가치관들안에서 살아왔다. 1년도 채 안되서 그 가치관의 섬들은 모조리 무너지고 수많은 다른 섬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마냥 기쁜것이 좋은것은 아니고 슬프고 화나고 이상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이제 당연하게 여겨지게 될 것이다. 


디즈니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픽사니까, 아이들이 보는 영화에 '아이야, 너는 변하게 된단다. 그건 당연한거야, 화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할거야. 친했던 친구들이 떠나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인생을 가득 채우기도 한단다' 라고 상냥하게 말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영화를 보는 모든 아이가 아닌 사람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이 변해왔는 시간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영화다.

그래서 좋다.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8.7
감독
피트 닥터
출연
다이안 레인, 에이미 포엘러, 카일 맥라클란, 민디 캘링, 빌 하더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2015-07-09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기(Maggie,2018)  (0) 2020.10.25
데어윌비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0) 2016.07.04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0) 2015.06.29
파수꾼( Bleak Night, 2010)  (0) 2015.06.07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2)  (0) 2015.05.13

어린시절, 한창 심심한 시간 오후 2시에 티비를 켜서 ocn, cgv같은 영화채널을 보곤했다.

대개 영화 한편을 다 보지 못하고 엄마가 와서 채널을 돌리거나 밥을 먹거나 했다.

하지만 쥬라기 공원은 왠지모르게 엄마도 아빠도 같이 와서 다함께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중에서 단연 기억이 나는 장면은 바로 '화장실' 장면.

이런류의 괴수물에서 쉽게 볼수있는 ' 난동을 피우거나 살겠다고 아둥바둥대는 사람들 제 일순위로 간다 ' 법칙의 전형이다.

어떤 남자가 화장실로 혼자 숨어들어갔는데 일행을 쫓던 티라노가 화장실채 냠냠하는 장면이였다. 그 뒤로 티라노는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였다.


10년넘게 시간이 흘러 쥬라기 월드가 개봉한다는 소식에 뭔가 반가움을 느꼈다. 그래서 바로 극장으로 갔다. 

cg는 더 화려해졌고 쥬라기 공원은 하나의 섬이 되어버렸다. 볼거리는 많았다.

진부한 스토리 스토리 캐릭터 캐릭터 , 하지만 '매일 보는 막장드라마가 시청률이 높다'의 법칙도 있지 않는가.

사람들도 먹던거를 찾고 늘 보던것을 찾게되는 것이다.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이였다. 

캐릭터도 남자 주인공은 매력적이였지만, 뭔가 공룡vs차칸공룡과 인간 의 대립구도로 인해 

티라노의 자그만 앞발과 랩터의 눈말에 뭍혀버렸다.

결론, 티라노는 착한 공룡이였습니다.

예전 쥬라기 공원처럼 흥미진진 스릴넘침! 보다는 가볍고 유머를 유발하는 코드도 여기저기있었지만, 많이 실패한것 같다.


세줄요약

쥬라기 공원보다 볼 cg 만 많다

그래도 착한 티라노를 볼 수 있다

집에가서 쥬라기 공원을 다시보자


월드보단 조그만 공원에서 전편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휴머니즘을 찾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마어마한 공룡이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장면보다 내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요소'가 있는 영화가, 더 낫고 찾게되는 것 같다.


쥬라기 월드 (2015)

Jurassic World 
6.7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타이 심킨스, 닉 로빈슨, BD 웡
정보
액션, 스릴러, SF, 공포, 어드벤처 | 미국 | 125 분 | 2015-06-11


파수꾼 (把守-)[파수꾼]

[명사]

  • 1.경계하여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
  • 2.어떤 일을 한눈팔지 아니하고 성실하게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낮선 제목 탓에 괜히 네이버에 한번 쳐본다. 찾아보니 이 파수꾼이 아니라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제목을 따온거라고 한다.
한 소년의 성장기. 라고 말을 한다. 파수꾼과 호밀밭의 소년 모두 흔들리고 있는것은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16살 17살 그리고 그 언저리 나이였을때, 세상은 날카롭고 새롭고 동시에 작고 궁금했다. 
소녀들은 예민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서로 재잘대며 그들의 감수성을 쌓아왔다.
하지만 소년들에게 그런 방법은 뭔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로 치부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성별이 어떻든 톡 건드리면 파르르 무너질 것 같은 그 나이에, 소년들은 감싸고 부풀리고 깃털을 치장한다. 수컷의 본능이라고 해야할까, 싸울때 서로 때리지는 않고 가슴팍을 들이 미는 법을 살살 배워나가는 것 같았다.
마음속의 말 한마디, 응어리 진 한마디, 딱 그 한마디만 입 밖으로 꺼내버리면 오해는 눈 녹듯이 풀리고 그들은 곧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변변찮은 힘과 허세들만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 같았다.

소위 요즘 나오는 '일찐' 소재 미디어들은 피해자 중심으로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가해자가 얼마나 나쁜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거나, 그 일찐들의 세계를 미화시켰다.
난 물론 전자의 입장을 지지해서 그런지, 처음에는 마냥 거북하게만 느껴지는 영화였다. 그래도 일찐인데, 자기가 자초한거지, 라는 생각들.
폭력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 될 수 없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받아야 할 것은 폭력이 아니라 감성이였다.
소년들의 섬세한 감성. 그것이 삐뚤어진 그들의 세계에서 어떻게 감춰지고 새어져 나오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조차 잘 모르는 아버지, 친구들에게 의지하는 소년, 그들을 좋아하지만 과연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 의문이 드는 소년, 그런 소년 옆에서 매몰차게 떠나가는 친구들. 매몰차게라는 말이 위화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속이 빈 소년에게는 큰 타격이였으리라. 

'이야기를 하자'
이 영화를 보고 딱 마음에 남은 한마디다. 뭐 이야기를 안해도 더 좋은 상황이 있겠지만, 결국 말을 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 가기 마련이다.
나는 이래, 나는 저래, 슬퍼, 기뻐, 이 한마디 한마디들이, 소년들의 마음속에서 나올 수 있던 순간
영화에서는 단순 일방적인 소통으로 남았지만, 그 순간들이 이들의 진정한 성장을 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파수꾼 (2011)

Bleak Night 
8.9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이초희
정보
드라마 | 한국 | 117 분 | 2011-03-03
다운로드


사랑은 설레고 두근거리고, 특히 첫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강렬한 사랑은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에베레스트도 깎이고, 평생 돌산 같이 무덤덤히 계시던던 아버지께서도 쉽게 눈물을 보이시는 날이 온다.

사랑도, 처음에는 설레고 두근거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언가 처음의 그 감정이 놀랍게도 없어지는것을 알 수 있다.


이 전에 리뷰했던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그 처음의 풋풋함을 간직하고 싶어서 그 순간을 박제해둔 사람이라면,

이 커플은 세월의 흐름을 받아 점점 풋풋 보다는 퍽퍽 해져가는 사람들이다.


이 둘은 처음부터 국수가락 양 끝에 간신히 서있는 사람들처럼 아슬아슬했다.

평범한 대화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피곤하다. 그 가운데 서서 이들이 부러지지 않게 해주는 것은 그들의 자식이였다.

여기까진 평범한 권태기 부부였다.


그들은 첫눈에 반했다. 흔들흔들 거리는 카메라와 슥 나가는 초점들의 풋풋함 속에서 말그대로 두근거림을 만들어냈다.

흔한 작업멘트도 꿀떨어지는 눈속에서는 달콤한 말로 숙 들어와버렸다.

정말 그들은 사랑했다. 덜 사랑해서 지금 괴로운것이 아니였다. 서로를 잘 모르면서도 다 알것같은 느낌.

그리고 사랑의 풋풋함과 두근거림, 헌신,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렇게 갈라지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뭐, 사는게 다 그런거지 라고 말하는것처럼

뭐, 사랑이 다 그렇지




블루 발렌타인 (2012)

Blue Valentine 
8.1
감독
데렉 시안프랜스
출연
라이언 고슬링, 미셸 윌리엄스, 존 도먼, 마이크 보겔, 페이스 라디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14 분 | 2012-05-31
다운로드


프랑스는 나에게 미지의 공간이다. 정적이고 그림같다. 프랑스 거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노래가 들려올 것만 같다.

결국에는 사람사는 곳이겠지만, 뭐 느낌은 그렇다.

베레모를 쓴 길거리 화가가 파이프를 물고 이젤에 그림을 슥슥 그려내고 10유로를 받겠지만, 뭔가 사람들을 기대하게 하고 설레게 하는 그림같은 풍경들이 계속 보여졌다.


주인공 아멜리도 꿈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현실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될것 같은 느낌이 마구 들었다.

'행복 전도사'라는 카피는 진부하고 별로다.


이 영화는 딱 반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사랑 전과 사랑 후.

사랑 전은 붕 뜬 동화처럼 마구 이야기가 쏟아져 내린다. 비눗방울 처럼 실체를 알려고 하면 할수록 톡 톡 사라져버린다.

물수제비를 뜨고 부딛히면 깨져버리는 사람과 이야기를하고 40년전 사람을 찾고..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그녀가 뿜어내는 사랑스러운 에너지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끌고간다.


그녀는 사랑을 몰랐다, 알게된다. 아이같이 설레하고 부끄러워 한다. 풋풋하고 사랑스럽다는 말이 이렇게 딱 맞는 사람이 없을것같다. 사실 가정사가 말도안되게 후지고 구린데, 그녀는 정말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밝다. 


포르노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는 그와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것도 정말 말도 안된다. 그런데 그녀의 설레하는 감정은 말이된다. 말이되고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아멜리에 (2012)

Amelie from Montmartre 
8.9
감독
장-피에르 쥬네
출연
오드리 토투, 마티유 카소비츠, 뤼퓌, 로렐라 크라보타, 세르지 멜린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프랑스, 독일 | 122 분 | 2012-02-23

(오잉 분명 2001영화인데 2012로 뜨는지 모르겠다 이상하다! 2001에 나온 영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를 나왔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초등6년 중학3년 고등3년 이 12년의 시간을, 우리는 학교에서 보냈다. 

누군가에게는 마냥 유쾌한 기억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학교라는 곳은 그곳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아련함과 향수를 남기는 것 같다.

내 고등학교 시절도 그렇다. 기숙사에 살면서 마냥 공부만 했다. 그때는 정말 힘들다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그립기만 하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거의 2년을 짝사랑했다.

물론 다른 여러 친구들과의 추억들도 기억에 남지만, 내 '청춘'은, 그 아이 한명으로 요약이 됬다.

지금의 그 아이는 그 시절 그때와는 다르다. 물론 그 순간의 감정 느낌도 다르다. 심지어 숨쉬는 공기와 만지는것 걸어다니는 곳의 느낌도 다르다. 2년의 시간이 딱 내 인생에서 떨어져서 혼자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존재가 그시절 나의 청춘과 학교를 다르게 만들었다.


영화에서도 청춘의 사랑이 정말 '풋풋하다'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청량감있고 산뜻하게 다가온다.

마냥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한 단어로 그 감정들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지만, 지금 좋아하는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지금의 그 설렘, 느낌, 스쳐가는 공기, 내 머리속을 채운 생각들이 정말 마음에 남아서,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서로가 두려운 두 '청춘'.

그 순간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도 그 좋아하는 마음 자체를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게 정말 부러웠다.

왜냐하면 이 둘은 평생 아름다운 추억이 마음에서 살아있게 되는 것이니까.

물론 마음 한구석은 아플것이다, 어찌 내 '청춘'을 잊을 수 있겠는가. 


웃긴 말이지만 이 둘은 진정 이긴사람이다. 

교복에 묻은 잉크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빨고 빨아도 남아있는것 처럼 그 시절, 그들이 좋아했던 마음, 설렜던 감정과 풋풋하고 상큼했던 순간들이 그 교복을 꺼내 볼 때마다, 서로를 생각할 때 마다 정말 좋은'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교복은 지금은 입지 않게 되었지만, 아름다운 청춘을 품은 사람들한테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는 둘이 행복하게 살지 왜 좋아하면서 만나지 않느냐!!라는 의문이 막 떠오르지만,

자신이 가장 빛났던 순간을 딱 정말 그 순간을 , 벽장 구석에 모셔져있는 졸업앨범처럼, 꺼내보면 그 순간으로 순식간에 돌아갈 수 있는 무엇으로 만들 수 있었던 그들은 참 복받은 사람이고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참 부럽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You Are the Apple of My Eye 
7.3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진연희, 학소문, 오견, 채창헌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107 분 | 2012-08-22
다운로드


깨끗한 영화를 보고싶으면 추천한다. 사실 스토리가 엄청 복잡한것은 아니기에 더 깔끔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간간히 들어간 유치한 cg나 장면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런 B급 감성은 아주 나이스하다. 유치하니까 학생이라는 생각이 문들 들었다. 진행할수록 진부한 클리셰들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품고있는 내용자체가 상큼해서 그렇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