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를 나왔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초등6년 중학3년 고등3년 이 12년의 시간을, 우리는 학교에서 보냈다.
누군가에게는 마냥 유쾌한 기억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학교라는 곳은 그곳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아련함과 향수를 남기는 것 같다.
내 고등학교 시절도 그렇다. 기숙사에 살면서 마냥 공부만 했다. 그때는 정말 힘들다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그립기만 하다.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거의 2년을 짝사랑했다.
물론 다른 여러 친구들과의 추억들도 기억에 남지만, 내 '청춘'은, 그 아이 한명으로 요약이 됬다.
지금의 그 아이는 그 시절 그때와는 다르다. 물론 그 순간의 감정 느낌도 다르다. 심지어 숨쉬는 공기와 만지는것 걸어다니는 곳의 느낌도 다르다. 2년의 시간이 딱 내 인생에서 떨어져서 혼자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존재가 그시절 나의 청춘과 학교를 다르게 만들었다.
영화에서도 청춘의 사랑이 정말 '풋풋하다'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청량감있고 산뜻하게 다가온다.
마냥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한 단어로 그 감정들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좋아하지만, 지금 좋아하는 그 감정이 너무 좋아서, 지금의 그 설렘, 느낌, 스쳐가는 공기, 내 머리속을 채운 생각들이 정말 마음에 남아서,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서로가 두려운 두 '청춘'.
그 순간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도 그 좋아하는 마음 자체를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게 정말 부러웠다.
왜냐하면 이 둘은 평생 아름다운 추억이 마음에서 살아있게 되는 것이니까.
물론 마음 한구석은 아플것이다, 어찌 내 '청춘'을 잊을 수 있겠는가.
웃긴 말이지만 이 둘은 진정 이긴사람이다.
교복에 묻은 잉크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빨고 빨아도 남아있는것 처럼 그 시절, 그들이 좋아했던 마음, 설렜던 감정과 풋풋하고 상큼했던 순간들이 그 교복을 꺼내 볼 때마다, 서로를 생각할 때 마다 정말 좋은'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교복은 지금은 입지 않게 되었지만, 아름다운 청춘을 품은 사람들한테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는 둘이 행복하게 살지 왜 좋아하면서 만나지 않느냐!!라는 의문이 막 떠오르지만,
자신이 가장 빛났던 순간을 딱 정말 그 순간을 , 벽장 구석에 모셔져있는 졸업앨범처럼, 꺼내보면 그 순간으로 순식간에 돌아갈 수 있는 무엇으로 만들 수 있었던 그들은 참 복받은 사람이고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참 부럽다.
깨끗한 영화를 보고싶으면 추천한다. 사실 스토리가 엄청 복잡한것은 아니기에 더 깔끔하게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간간히 들어간 유치한 cg나 장면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런 B급 감성은 아주 나이스하다. 유치하니까 학생이라는 생각이 문들 들었다. 진행할수록 진부한 클리셰들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품고있는 내용자체가 상큼해서 그렇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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